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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11-27 00:00
2002경기문인 시 낭송 및 문학강연을 마치고
 글쓴이 :
조회 : 5,416   추천 : 0  
경기일보 (9/28)에서 퍼온 글
제목
/아름다운 꿈

작성일
2002-09-30


/이원규(경기도문인협회 사무국장)

우리 난실리 고향 사람들은/잘살자는 꿈을 먹고삽니다.//잘살자는 꿈을 먹고살기 위하여/부지런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합니다.//서로 사랑하며/서로 도우며/서로 아끼며//대대손손 영원히 이어갈 잘사는 고향 만들기//우리 난실리 고향사람들은/아름다운 그 꿈을 먹고삽니다.



경기도 그리고 안성이 고향인 원로시인 조병화 선생의 작품 ‘우리 난실리’의 전문이다.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한 표현이다. 어느 누구라도 ‘난실리’ 라는 단어만 자신의 고향 이름으로 바꾸면 저절로 고향 땅에 당도해 있을 것이다. 고향을 떠나본 사람들은 안다. 내 고향이 얼마나 중한 것인지. 고향 사랑, 결코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서로 사랑하고 돕고 아끼는 진실한 마음 하나면 충분한 것이다.

지난 28일 늦은 6시, ‘경기도 문인’들은 조병화 시인의 생가인 ‘편운재’에서 모였다. 안성을 중심으로 멀리 포천, 연천을 비롯하여 구리, 광주, 성남, 안양과 평택, 화성, 오산, 용인 등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이 저마다 개성 있는 작품들을 들고 왔다.

편운재 문학관의 주인인 조병화 시인의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 때문에 주인도 없는 집안에서 여는 잔치는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었다. 그런데 조우형(조병화 선생님의 조카)님은 선뜻 ‘편운재 문학관’2층 강당으로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기념관 내부는 그동안 조병화 시인의 문단 이력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평생 시업으로 일관한 원로 시인의 체취가 물씬 풍긴다. 마을 사람들도 조병화 시인과 ‘편운재 문학관’을 사랑하고 아끼고 있었다. 대문 앞에 송덕비까지 세워 받들고 있는 그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었다. 무엇인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섰다.

서울에서 내려온 홍승주, 최광호 시인의 문학 강연을 시작으로 31개 시·군에서 참여한 시인들은 오히려 금상첨화 아니냐는 기색이 역력하다. 꼼꼼하게 챙겨진 조병화 시인의 문학 자료들이 있는 현장을 배경으로 시 낭송하는 영광을 얻은 셈이다.

해마다 전국 규모의 꽃잔치를 열어 주는 김유신 시인은 ‘꽃 그림자’ 를 낭송했다. 장미남, 정인자, 김석철, 공문숙, 김영자, 김진원, 노내현, 박청자, 박찬수 , 솔바람, 양호, 류승권, 한광구, 이윤옥, 한새빛 시인 들도 낭랑하게 때로는 우렁차게 시의 향기를 뿜어내며, 마침 ‘서울 수복 기념일’ 이라서 그러한지 ‘지역 문학의 수복’ 을 기치로 내걸고 자신들의 고향 자랑까지 곁들이는 것이었다.

특별 공연은 조금은 낯선 퍼포먼스였다. 김석환과 최병두의 ‘어머니를 주제로 한 삶의 순환’이라는 퍼포먼스는 시인들을 한껏 매료시켰다. 조병화 시인이 평소 즐겨 쓰는 그 ‘어머니’ 의 모습이 실감나게 그려졌다.

지방자치 시대에 자신들 눈앞의 이익만 챙기고 손해를 따지는 그야말로 지방자치에만 급급한 시절이다. 그런데도 안성 사람들은 안성을 방문한 누구 한 사람도 섭섭함이 없도록 세세하게 배려했다. 그 모습에서 역시 ‘문학의 고향’이 걸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조병화 시인이 늘 강조하는 ‘꿈’의 씨앗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꽃피고 있다는 생각에서 흐뭇함을 느꼈다.

행사가 끝난 뒤 ‘편운재 문학관’을 뒤돌아 보았다. 우뚝 솟은 장재봉이 ‘그려, 잘 가’ 하며 묵연히 바라보는 듯하다. 조병화 시인의 쾌유를 빌고 빌며 다음날에 다시 올 것을 다짐하는 경기도 시인들의 표정도 활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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