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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11-27 00:00
[끄적임] 죽을 맛!
 글쓴이 :
조회 : 5,491   추천 : 0  





죽을 맛이다.
정말 죽을 맛이다.
그런데도 헤헤거리며 웃어야 하다니!
더럽게 죽을 맛이다.
이렇게 마음이 아파 죽겠는데 나는 웃어야 하다니!
참 죽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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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의 단편집 "운수 좋은 날"을 받았던 그날,
<나는 오늘 참 운수가 좋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좋은 기분을 한껏 만끽하고 난 다음에는 못 견딜 고통의 시간이 어김없이 찾아 든다.
나의 모든 믿음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그 일이 생겨나지만 않았다면
나의 운수 좋은 날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왔을 터인데..
그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는 "죽을 맛"의 기분을 안고 있다.

하필이면 운수 좋은 날을 읽을 건 뭐였담.
결국 김첨지의 운수 좋은 날은 최악의 날임이 밣혀지고 마는 내용.
정말 기 막힐 노릇이다.
왜 하필이면 나는 그 많은 현진건의 단편중 운수 좋은 날을 택해서 읽었을까?

우울하고 죽을 맛인 지금의 내 귓가엔 닭똥같은 눈물을 떨구며 죽은 아내에게
처절히 외쳐대는 김첨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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