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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11-27 00:00
손톱을 뽑고...
 글쓴이 :
조회 : 5,765   추천 : 0  
여름 하계 봉사를 소록도로 다녀왔다.
가던 길에 내가 탄 차가 퍼지는 바람에 내려서 밀어주고
다음 차에 옮겨타다가 어느 분이 친절하게 닫아주신 차 문에
그만 손이 끼고 말았다.
새까맣게 멍이 든 손가락과 손톱을 치켜들고
사나흘 진통제로 버티면서 일은 별로 하지 못 하고 봉사 끝.
그리고 25일... 죽은 손톱을 뽑아내야 새 손톱이 예쁘게 난다고
억지로 우겨대는 남편을 따라 어제 병원에 갔다.

죽은 피를 품고 새까맣게 변했다가
살에서 떨어져서 허옇게 죽은 손톱을 뽑았다.
마취 주사 세 대가 손가락 깊숙히 찔러
생 손을 마취시키는 동안 등으로 가득 진땀이 흘렀다.
무감각해진 손끝에 손톱을 뽑아내는 동안
마음 여린 간호사의 신음 소리가 간간히 들렸다.
손톱 밑, 여린 살 위에 엉겨붙은 검은 피를 긁어내고,
소독을 하고 하얀 붕대를 두껍게 감고 돌아오는 길
손가락이 시렵도록 바람이 분다.
더이상 두려울 것은 없어, 새로 시작하는 것이야.
손톱 뽑아 낸 손가락 끝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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