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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11-27 00:00
비...
 글쓴이 :
조회 : 5,355   추천 : 0  
비가 왔으면 좋겠다.
추위를 많이 타긴 해도, 가끔씩은
내리는 비에 흠뻑 취해 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늘 그렇듯이 늦은 밤에는 감당 못 할 쓸쓸함이
온 몸을 휘감고 돈다.

오늘은 기필코 오늘을 넘기지 말아야지...
다짐을 했건만 피곤한 하루의 끝을 편히 마감하지 못한다.
본의 아니게 보리차를 달였다.
가스렌지에 불 좀 꺼줄래? 응
껐니? 응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물이 다 닳아 바닥이 드러날 지경이었다.
불을 끄고, 다시 물을 부으며 피식 웃음이 난다.

아무것도 서러울 것도 없고, 서운할 것도 없는데,
왜... 눈물이 나려 하지? 이것도 아마 습관인게야.
내 길다란 속눈썹엔 언제나 그리움을 닮은 슬픔이,
금방이라도 툭 떨어질 듯한 눈물이 눈동자에 달려있다.

지금 너를 만지고 싶다.
축축하고 차디 찬 네 손을 만지고 싶다.
서럽게 눈물 흐르는 네 볼에 따뜻한 내 볼을 부비고 싶다.
후두둑 후두둑 네가 오는 소리를 온 몸으로 느끼고 싶다
낯선 신발 하나가 현관에 놓여있다.

너 대신 그만 내가 울고 만다. 그래, 오지 마라.
춥다, 이제는 바다가 보고 싶다.
유리잔에 바다를 조금 담아 마셔야겠다.
나는 언제쯤 편안해 질 수 있겠니?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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