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꽃 좋아하냐 물으면
호박꽃 외치는 멋없는 말투
무뚝뚝하고 재미 없어도
웃음기 없는 외모에 정 묻어나
하얀 박꽃 좋아한다 고백했지
초가지붕 위에
달빛 하얗게 쏟아질 때면
귀여운 볼우물 미소로
나를 유혹하는 것 같아 좋았지
시골 외가에 갈 때면
우물가에 기대어 기웃거리고
수국을 함박꽃이라 우기더니
이사를 떠나 서운했는데
옆자리 지키는 그림자 되었네